식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매끄러운 곡선의 동양난이나 화려한 꽃을 피운 서양난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막상 화원에 가면 종류가 너무 많고 이름도 어려워 발길을 돌리기 일쑤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두 난의 차이점을 몰라 무작정 예쁜 것을 골랐다가 한 달도 못 가 시들려 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난 초보자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동양난과 서양난의 핵심 차이점을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태생과 자생지가 만든 본연의 성질
동양난과 서양난을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은 본래 자라던 고향, 즉 자생지입니다.
동양난은 주로 한국, 중국, 일본 등 온대 대륙성 기후 지역의 숲속 나무 그늘이나 습한 바위 틈에서 자랐습니다.
사계절의 변화를 겪으며 자란 식물이기 때문에, 은근한 인내심이 필요하고 한국의 주거 환경 변화에도 어느 정도 적응하는 힘이 있습니다.
반면 서양난은 주로 열대나 아열대 지역,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나 중남미의 정글이 고향입니다. 나무줄기나 바위에 뿌리를 붙여 공기 중의 수분을 먹고 자라는 착생란이 많습니다.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겨울철 추위에 유독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 외형적 특징: 선의 미학 vs 색의 화려함
두 난은 겉모습에서 풍기는 매력이 완전히 상반됩니다.
동양난은 꽃보다는 '잎의 선'을 감상하는 식물입니다.
가늘고 길게 뻗은 초록빛 잎사귀의 우아한 곡선미가 매력적입니다. 꽃은 크기가 작고 색도 녹색, 황색, 갈색 등으로 수수한 편입니다.
하지만 동양난의 진짜 진가는 코끝을 스치는 은은하고 깊은 향기에 있습니다. 꽃이 피지 않았을 때도 공간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서양난은 반대로 '꽃의 화려함'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나비가 날아다니는 듯한 모양의 호접란처럼 꽃잎이 크고, 핑크, 보라, 노랑, 화이트 등 색상이 매우 다채롭습니다.
대부분 향기는 없거나 아주 옅지만, 한 번 꽃이 피면 최소 1~2달 이상 장기간 피어 있어 집안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꾸는 인테리어 식물로 훌륭합니다. 잎은 동양난에 비해 둥글고 두툼한 편입니다.
3. 초보자가 알아야 할 기르기 난이도와 접근법
처음 난을 접하는 분들은 흔히 "동양난이 우리 기후에 맞으니 더 키우기 쉽겠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베란다나 거실이라는 실내 환경에서는 의외로 서양난이 초보자에게 더 친숙할 수 있습니다.
서양난(특히 호접란)은 실내 온도(20~25도)가 연중 유지되는 거실에서 기르기 적합합니다. 물관리가 비교적 직관적이고 뿌리가 굵어서 과습이나 건조의 징후를 눈으로 확인하기 쉽습니다.
반면 동양난은 사계절의 온도 변화를 적절히 겪어야 이듬해 꽃을 피웁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베란다의 서늘한 곳(5~10도)에서 휴면기를 거쳐야 하는 까다로움이 있습니다.
통풍에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아파트 창문을 자주 열어주지 못하는 환경이라면 난이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따라서 내가 실내에서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로 화려한 꽃을 보고 싶다면 서양난을, 베란다 공간이 여유롭고 차분하게 잎을 가꾸며 은은한 향기를 기다리는 즐거움을 원한다면 동양난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 요약
동양난은 온대 기후 출신으로 수수한 꽃과 은은한 향기, 잎의 곡선미가 특징입니다.
서양난은 열대 기후 출신으로 향기는 적지만 크고 화려한 꽃이 오래 지속됩니다.
초보자가 일반 거실 환경에서 시작하기에는 의외로 서양난(호접란 등)이 물관리와 온도 맞추기에 더 수월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2편에서는 우리 집의 구체적인 일조량(남향, 동향 등)과 실내 습도를 파악하여, 실패 없이 안착할 수 있는 맞추어 난 품종을 매칭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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